7시 30분에 도착하기로 한 버스가 한 시간 반이나 늦게 도착 9시 다 되어 출발 10시 15분경 시엔푸에고스 도착. 어디나 그렇지만 시골은 버스가 드물어 지나는 사람이 손을 흔들면 세워 가는 길에 내려주기도 한다. 기사 마음일까? 돈도 받지 않는 듯.

1819년 스페인이 아닌 프랑스 이민 개척자가 세운 도시라는데, 이민이 아니라 식민지 개척이겠지. 없던 도시가 생기나? 가장 프랑스풍이라는데 잘 모르겠지만 오래된 건물과 가구, 생활 도구들이 유럽스럽긴 하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1825년 폭풍으로 도시가 파괴되어 스페인 장군의 이름을 따 시엔푸에고스라 했다 한다.

다음 행선지 Santa Clara로 가는 버스 티켓 구매를 실패하고 오토닥시로 숙소에 왔다. 안으로 길게 들어간 집. 파티오(중정)가 없어 답답한 집이다. 그동안의 숙소들은 다 정원이 있어 일찍 일어나는 동지가 내가 자는 동안 나가서 일기도 쓰고 일정 탐구도 하고 그랬는데 꼼짝없이 나에게 맞춰야 하는 신세.

그러나 덤 한 가지. 투숙객 수준과는 상관없이 갤러리 수준의 그림이 걸려있다는 것. 쿠바에는 사실 숙소마다 그림들이 많이 걸려있다. 그림 가게도 많다. 그런데 문제 한 가지 발생. 여기에서는 나의 인터넷만 안 터진 것. 쿠바 까사casa에서는 WIFI를 주인이 온오프 컨트롤하는데 열어줘도 내 폰에 잡히지 않는다. 내 폰을 의심한다. 그동안 모든 숙소에서 되었다고 하니 미안하다 한다. 길거리 공원에 가서 1시간에 25 peso 하는 에떽사 심카드를 사용해야 하겠네.

가장 더운 시간 12시에서 3시까지 까사에서 쉬고 처음으로 트리니다드에서 사 온 상추와 오이로 점심을 먹었다. 와우! 맛남. 가장 더운 시간 쉬고 3시경 꼬마 열차를 타고 먼 동네까지 한 바퀴 돌고 공원에 다시 오니 5시 15분경 어떤 세뇰이 쿠바 국기를 내린다. 땅에 안 끌리게 의자에 앉아 차곡차곡 접더니 주 청사 안에 공무원에게 주고 간다.

가자! 연결하러, Tupaduraga
판매자들, Tupaduraga


그러다 보니 해 질 무렵이 되어 아르떼 박물관 (palacio Ferrer) 꼭대기로 갔다. 처음으로 지는 해를 보았다. 해지는 동안 입장료도 받고 음악도 연주해 준다. 공원에 앉아 있으면 또 그렇게 불쌍한 사람들이 자꾸 돈을 달라 한다. 그동안의 도시들이 다 그랬다. 혹여 쿠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될까 쓸까 말까 하다가 쓴다. 거절하기가 아주 민망하다.

저녁은 길에서 소개받은 쿠바식 정통식당을 소개받아갔다. 그냥 서양식이다. 그래도 간이 안 짜서 다 먹었다. 숙소 가는 길에 만난 Benny More( 시엔푸에고 출신의 쿠바 조용필급 가수) 동상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 사진 한 컷. 여기 Museo Arte, 문화학교, 갤러리아, 주립박물관(역사박물관 또는 예술품 전시관)을 둘러보다가 많은 제목이 ‘S/T’라 적혀있어서 사전을 검색해도 안 나오기에 지키는 세뇨리따에게 물어봐도 모른다며 잠시 기다리라고. 결국 허무하게 ‘무제(sin tiltro)’였음을 알게 됨. ㅎㅎ

갤러리와 문화학교의 춤 연습과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들, 주립박물관에서 본 재미난 그림들을 보여주며 안녕, 시엔푸에고스!(시인, 시집 <몇 걸음의고요>)

필터가 도착했다(llegron filtros), Tupaduraga
가족의 와이파이(wifi familia), Tupaduraga
입장 바꿔 생각해 봐!(ponte en mi lugar), Tupadura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