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공사란 사전적으로 따지면 건물 내부의 치장과 설치를 위한 마무리 공사를 의미하지만, 건축 과정의 이해를 위해서 쓰는 이 글에서는 석고와 합판을 이용하여 내부 벽체와 천장을 설치하여 도배하기 직전까지의 과정으로 정의한다.

인슐레이션과 전기 통신선으로 어지럽던 벽면들이 합판과 석고보드 공사가 시작되면서 매끈한 벽체로 변신하기 시작한다. 벽은 얇은 합판을 치고 그 위에 얇은 석고보드를 치기도 하고, 두꺼운 석고보드 한 장을 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 입주할지 모르는 경우에는 입주자가 입주한 후에 각종 설치를 위해서 못을 박을 수 있도록 석고보드 아래 합판을 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는 그림을 걸 곳과 TV를 걸 자리를 미리 지정하여 합판을 대도록 하였다. 석고와 합판을 칠 때 손쉽게 타카를 치지 않고 목재용 피스를 하나하나 박는다.

석고/내장 공사는 지루할 정도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은 것 같고, 별 진전이 없는 것 같다. 눈에 띄지 않는 소소한 작업들이 계속된다. 어수선한 단열재들이 벽 뒤에 숨고, 어지럽게 날리던 전선들이 등을 달 선과 콘센트로 연결된 부분만 남고 석고보드 뒤에 가려진다. 어느 날 가보면 화장실 바닥의 1차 방수작업이 진행되고, 이것이 굳으면 바닥과 벽면의 2차 방수작업이 진행된다. 어느 날에는 없던 간접조명틀이 완성되고, 그 앞으로 등 박스가 만들어져 있다. 또 어느 날 포켓도어 레일과 가이드가 시공되고 문틀과 창틀이 짜여 있다. 또 어느 날 가보면 여기저기 도장이 되면서 실내 공간이 완성되어 간다.

내장공사는 보이지 않는 작은 작업들이 모아져 진행되기 때문에 하루의 성과는 잘 보이지 않지만, 또, 또, 또의 하루하루의 작업들이 쌓여 한 주일이 지나면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주일이 넘는 공사기간이 지나자 뽀얀 벽들이 바로 서고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으로 자작나무길이 열렸다. 창호 안의 문틀이 잡히고 도장이 입혀지자 비로소 집 같은 자태가 드러나가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