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우, “기원(A Bow)”, 영국 다팅턴, 2018
이 작품은 2018년 북한의 김정은과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이 싱가폴에서 세기의 만남을 했던 날 아침 영국 남서부 Dart-River에서 예술유목을 하던 중 깨끗한 강물의 밑바닥에 둥근 모양의 주발을 돌로 만들어 놓고 민족의 미래를 위한 획기적 선언이 나오도록 천지신명께 예를 올리는 퍼포먼스를 했는데 그 중 엎드려 절하는 모습이다.

충남갤러리 개인전을 준비하며

나는 오래전 스스로 한가지 결의를 했었다. 대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졸업 후에도 ‘벽, 바닥 그리고 의식’이라는 단체의 일원으로 시대의 고통을 직설적으로 토해내는 그림부터 추상작업 등을 섭렵하며 10년 넘게 열심히 작업을 했으나 30년 전 중요한 한 축이었던 평면작업을 중단하였다. 그 무렵 “앞으로 자연을 떠나선 어떤 전시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스스로 금기를 깨고 서울전시를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작년 가을 충남미술인을 위한 전시공간 공고를 보고 응모하게 되었다.

이응우, “배(A Boat)”, 이란 남부 케심섬, 2016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 걸프만 호르무즈해협은 항상 긴장이 감도는 곳이다. 그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케심(Qeshm)은 땅속 깊숙이 물기 마른 땅이었다. 그러나 그곳에도 인정 많은 사람들이 살고있었다. 그리고 야투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한 예술가가 운영하는 “Paradise Art Center”가 있었다. 남부 해안에는 페르시아의 전통을 잇는 조선소가 있고 바닷가에는 아름다운 목선이 정박하고 있었다. 나는 현장의 작은 돌과 나무토막을 활용해 배의 형상을 단순하게 재현하였다.

처음 야투 창립부터 초기 10년은 자연미술에 대한 알음알이를 하던 시기였다. 작업을 하면서도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가늠치 못한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자신이 없었다. 그 무렵 이론적 체계를 세우려면 철학, 미학, 노장의 자연주의 사상 등 많은 것을 수렴해야 한다고 생각 했으나 현학적이지 못한 탓에 어느 것도 결행하지 못하고 현장 작업에만 매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