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서까래가 놓였다. 사진 속의 서까래는 내 눈에 어미 닭의 날개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 서까래를 현장에서 날 것으로 보니 새끼를 품고 있는 어미닭의 날갯죽지 같았다. 날갯죽지를 쫙 펴서 새끼를 품고 앉아 있는 어미닭, 어떤 역경에서도 어미로서 자식을 품고 있는 당당함과 평온함이 오버랩되었다. 현장에서 직접 보는 서까래의 선線은 유독 더 아름다웠다. 골조(선)만으로 형체를 드러낸 집. 면 없이 선만으로도 공간의 존재감이 부족하지 않았다. 방향에 따라 빛의 양이 다른지 서까래와 세워진 나무, 실내에서 떠받는 나무들 각각이 다 같은 나무인데도 조금씩 다른 색으로 보인다. 같은 색이지만 붓칠의 정도 차가 있는 엷은 수채화같이. 어떤 것은 동녘 아침 빛을 받은 나무 같고 어떤 것은 석양에 물든 색이다. 나무는 볼수록 아름답다. 다시 보아도 아름답다.(글 김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