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귀촌/사람들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3.05.25 09:59 의견 0

눌노리 평화마을의 모태는 (사)평화마을짓자이다.

(사)‘평화마을 짓자’는 ‘예술로 농사짓고 농사로 평화 짓자'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창립되었다. 2017년 11월 13일 보리출판사 윤구병 대표와 쌈지농부 천호균 대표 등 평화마을만들기모임이 시작되어 논의를 하다가 2020년 8월 29일 아침 일찍 배추를 심고 사단법인 ‘평화마을 짓자’의 창립총회를 가졌다. 현재 이사장은 정진화 선생님(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이다 . 창립 당시 구성원들은 주로 교육자, 유기농 농사꾼, 예술가, 출판인 등 생명과 평화에 관심을 가진 53명이었다. 현재 회원은 3배 이상 늘었다. 삼 년째 유기순환 농법으로 배추를 길러 김장을 했고 노숙자를 돕는 기독 단체와 사드 설치 반대 성주 주민들에게 격려의 김치를 보내기도 했다.

적성면 식현리에 공동체 밭을 마련하고 2019년 교육센터 겸 쉼터인 교육동을 만들어 농사교육과 문화행사를 한다. 하지만 문전옥답이 되려면 밭 가까이에 집이 들어서고 마을에 살아야 한다. 집이 있어야 거주할 수 있고 거주를 위해 사람들이 이사를 오면 그게 마을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에 따라 원래 계획은 서울과 일산, 파주지역에 사는 젊은 예술인들과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생태 마을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접경지역에 평화마을이 생기면 가장 전쟁 위험이 큰 곳에서 가장 평화를 상징하는 마을이 생겨나는 역설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정부의 구상에 따라 접경지역에 난개발과 부동산 투기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비무장지대 일대를 세계 어느 곳보다도 청정한 평화 올레길과 평화마을을 조성하도록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군 복무기간이 단축되고 인구 감소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문을 잠그고 사용하지 않는 군부대를 깨끗하게 단장하여 예술가들과 귀농귀촌 희망자들이 산다면 소외된 접경지역에 새로운 활력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그동안 의기투합한 회원들 중심으로 매월 1회 다모임을 하면서 마을의 상像을 그려왔다. 회원들은 낙천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때로는 날카로운 의견들을 조율하며 마을을 모으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 평화마을은 없는 것에서 있는 것으로 만드는 마을입니다

먹을 걸 키우지 않은 땅

청년을 키우지 않는 일터

평화를 키우지 않는 한반도

메마른 세상이 되는 걸

제대로 되돌리고 싶은 곳,

그곳이 평화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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