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귀촌/마을 개관

중앙교육신문 승인 2023.05.23 09:24 | 최종 수정 2023.05.23 11:18 의견 0

농촌에서 사는 사람들은 크게 두 종류다. 처음부터 살고 있었던 사람들(선주민)과 나중에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후주민). 선주민과 후주민도 각각 두 종류다. 농사지어 먹고 사는 사람들과 거주는 농촌에서 하지만 생계는 농사외의 활동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농촌에서 농사가 아니라 부수적으로 최소의 농업활동을 하면서 외부에 직장생활 등 농외활동을 하는 사람이 뜻밖에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농가소득 평균이 년 1000만원 정도이고 여기에도 미치지 못하는 농가가 60%나 된다니 살려면 다른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후주민은 귀농농가와 전원생활자로 나눌 수 있는데 귀농의 경우 수입이 더 적은 경우가 많고,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사람들은 여유가 훨씬 많겠지만 마을과는 관계없이 스스로 분리된 외부인의 삶을 살 가능성이 많다.

그럼 우리 마을의 경우는 어떤가? 우리는 귀농의 색깔이 있지만, 완전한 형태의 귀농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고 남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오히려 전원생활로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우리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농부의 마음(품성)을 바탕으로 '마을 시민'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6차산업을 직접 운영함으로써 현재의 직업과 관계없이 사회적 농부의 삶을 지향하고 있다.

마을 주민은 15가구 30명이 채 안 되고 마을 땅 크기는 1300평 정도로 작은 규모이다. 가구당 20평을 마을을 위해 내놓아 내부 도로를 활용하여 개인주택간 공간을 확보하도록 설계하였다. 마을이 군사동의 지역이라(파주에서는 뭘 좀 하려 하면 군대에게 먼저 물어봐야 한다) 개인주택은 60평 대지에 건폐율 40%로 24평 단층(층고 5.7미터 제한)정도의 작은 규모다. 그것도 올해는 그중 4가구와 마을센터가 먼저 지어질 예정이고 나머지는 개인사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대신 마을은 마스터 플랜에 따라 통일된 구조를 가지게 되고 연못과 빗물 저수조를 설치하여 마을 주변에 수변을 조성할 예정이다. 빗물을 활용하여 청소, 조경수 물주기를 할 것이다. 전체 가구는 모두 에너지원으로 태양광을 이용할 것이고 올해 건축되는 건축물 다섯 채는 모두 지열을 이용하는 냉난방 시설을 짓기로 하였다.

마을의 주민은 전현직 교수, 교사가 다수이고, 시인, 화가, 출판 편집자, 회사원, 앱개발자, 대마농부와 블루베리 농부 2인, 막걸리 양조자도 함께 한다. 연령은 40대에서부터 70대까지.

주택이 대부분이지만, 임진강 막걸리 도가와 예술가를 위한 레지던시, 대마를 이용한 찜질방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러한 개인 시설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기부로 건축한 마을센터에서는 공유부엌과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품을 가공 유통할 시설을 운영할 예정이다. 예상품목은 대마유, 임진강 막걸리 참기름, 들기름, 블루베리잼, 유정란 등이고 사업주체는 마을 기업인 농업법인 <평화로가게>가 될 것이다.

마을 사람들

전종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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