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수요자와 공급자의 간극/ 김태영

결국 교육수요자, 학부모들의 선택은 입시결과를 알려주는 곳, 그곳은 어디인가?

편집부 승인 2023.03.13 12:26 | 최종 수정 2023.03.13 12:39 의견 0

지방인구 감소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은 이미 십수년이 지났다. 특히 이와 관련한 올해 첫 뉴스는 서울 도봉고등학교의 폐교 기사였고, 지방도 아닌 서울의 일반고교 중에 폐교라는 첫 사례로 큰 관심을 끌었다. 도봉고등학교는 이미 작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아, 올해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폐교를 하게 되었는데, 2010년 자율형공립고로 지정 후에도 신입생 수가 정원을 미달했었고, 2015년 다시 일반고로 전환되는 등 진통을 겪었었다.

물론, 초등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역시 올해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가 3월에 폐교되었는데, 이전 2018년엔 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 2020년엔 서울 강서구 염강초등학교가 폐교했었다.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를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서울의 초중고가 폐교가 되는 상황에 수도권 신도시 지역은 과밀 학급으로 학교 증원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별로 수요 공급이 안맞는 상황이 벌어지는 있는 것이다.

도봉고등학교의 폐교 역시 비슷한 이유로 판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절대적인 학령인구의 감소가 원인이기는 하지만, 상업지구로 성장하며 주택이 감소하는 바람에 실거주자의 수가 부족해지는 것도 이유가 된다. 특히 교통과 학비 등 여건만 허락된다면 입시결과가 좋은 학교를 찾는 것은 수요자인 부모와 학생들의 당연한 요구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교육수요자의 요구는 하나다. 눈에 띄는 입시결과를 보여달라는 말이 그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2022년 대입에서 동탄고와 고양국제고는 각 12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고, 서울과 청심국제고는 10명, 인천국제고 9명이 합격했다. 이와같은 전국의 국제고 8곳(서울, 부산, 인천, 고양, 동탄, 세종, 청심, 대구)의 평균 경쟁률이 지난 2022년 1.43대 1에서 2023년 올해는 1172명 모집에 2078명이 응시해서 1.7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학령인구가 감소했다는데 왜 경쟁률이 올랐을까? 문과 희망 학생이 갈 수 있는 고교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라면 꽤 설득력이 있다. 특히 통탄국제고는 3년 연속 경쟁률 탑을 유지했는데,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2022년 수능에서 유일한 만점자를 배출한 것을 관심있는 학부모들이 잘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어떨까?

정보 공개의 역설

‘학교알리미’는 공적 정보 공유사이트다. ‘학교를 보면 아이들의 미래가 보입니다.’라는 타이틀로 2008년부터 교육부에서 정한 공시 기준에 따라 매년 1회 이상 학생·교원현황·시설·학교폭력발생현황·학업성취 등 학교의 주요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이중 교육 여건과 학생현황, 학업 성취 등과 연계한 졸업생 현황은 ‘대학, 전문대, 기타’의 항목으로 나눠 재학생 대비 비율로 알려주고 있다. 이와같은 공개 자료는 교육수요자에게 ‘좋다 나쁘다’고 소문으로만 들었던 학교 평판을 어느정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단지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교육수요자들은 보다 구체적인 자료를 원한다는 점이다. 결국 교육수요자, 학부모들의 선택은 입시결과를 알려주는 곳, 당연하게도 좋은 입시결과를 보여주는 곳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그곳은 어디인가?

공교롭게도 관심있는 교육수요자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교육여건이 어려운 곳,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곳일수록 입시 결과와 교육 정보를 알릴수록 학생감소를 막을 수 있다는 것, 역설적이지 않은가?

고령대가야교육원장 김태영

저작권자 ⓒ 중앙교육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