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탐색 : 전문직업인의 직업이야기(4)/항공조종사 - 최재승 기장

조종사는 참으로 되기 어려운 직업이다. 또한 준비과정 역시 복잡하다. 그래서 가장 필요한 역량은 도전정신과 자기관리라고 할 수 있다.

이정철 승인 2023.03.12 13:29 | 최종 수정 2023.03.12 13:32 의견 0

아시아나항공 수석기장으로 24년 간 민항에서 조종사로 근무하다 최근 퇴직한 최재승 기장은 중·고등학생들에 대한 진로교육에 열정적이다. 조종사로 비행하며 바쁜 중에도 중·고등학생을 위한 항공 가이드 북 <파일럿의 진로탐색비행>(누벨끌레), 초등학생 항공 가이드 북<스카이 챌런지>(누벨끌레) 등 많은 저서를 출간하며 지금도 왕성한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 항공조종사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최재승 아시아나항공 수석기장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저는 현재 항공진로진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 최재승입니다.

저는 과거에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공군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13년간 조국의 하늘을 지켰습니다.그 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B-777 수석기장으로 24년 동안 민항 서 비행했으며, 만 60세에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저는 민항에서 기장으로 비행을 하면서 청소년, 청년들이 조종사나 정비사 되는 진로탐색을 어려워하는 것을 알고, ‘파일럿의 진로탐색 비행’이라는 책을 집필했습니다. 그후 계속해서 항공진로진학과 관련한 책을 5권을 더 집필했습니다.

‘파일럿의 진로탐색 비행’을 집필이 거의 끝날 즈음에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네이버에서 지식인 활동도 시작했습니다. 블로그는 10년 동안 70만 가까운 방문객을 기록 했으며, 네이버 지식인 등급은 달신을 넘어 별신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초·중·고·대학교를 비롯해 전국 도서관이나 교육청이 주관하는 진로탐색 특강 경험은 300개 학교를 넘었고, 저의 진로탐색 특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산 백석고 직업특강


Q 조종사 직업을 간단하게 안내해 주세요.

▶ 조종사 직업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크게 두 덩어리로 민항조종사, 군조종사로 나뉘게 되는데, 같은 조종사지만, 하는 일은 완전히 다릅니다. 군조종사는 육·해·공군 조종사로 나뉘게 되며, 군 특성상 조종사가 되는 비행훈련과 나중에 조종하는 항공기도 군 특성에 맞게 다 다릅니다. 각 군의 조종사는 각자 맡은 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주로 조국의 하늘을 지키는 일이 대표적인 임무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민항조종사는 자격여건을 거쳐 민항의 선발전형을 통과해야 비로소 민항조종사가 될 수 있습니다. 민항조종사는 민항에서 승객과 화물을 세계 각국으로 운송하는 일이 주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민항에서 비행할 때 기억나는 에피소드나 재미난 이야기를 이야기해 주세요.

▶ 에피소드는 많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아름답고 대중들이 보기 어려운 무지개와 겨울 북쪽 하늘의 오로라가 압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무지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땅에서 보는 무지개는 일곱 빛깔로 대부분 반원 정도로 보이게 될 텐데, 공중에서 보는 무지개는 거의 둥근 원형에 가깝게 보일 때가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매우 신기하게 느껴졌지요.

다음은 겨울철 북쪽 밤하늘에 오로라가 압권입니다. 대부분 겨울이 오면 오로라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오로라가 나타나는 위도도 함께 남쪽으로 조금씩 내려오게 됩니다. 그래서 북태평양을 횡단하면서 미국으로 오고 갈 때 고위도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오로라는 공짜로 구경할 수 있습니다. 오로라는 일종의 편광현상이 눈에 보이는 것인데, 오로라는 한 곳에 가만히 있지 않고, 마치 유령처럼 흐느적흐느적하면서 모양을 계속해서 바꾸게 됩니다.

남들은 수천만을 들여서 오로라 관광을 하러 캐나다로 가는데, 민항조종사는 공짜로 오로라를 마음껏 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거죠. (웃음)

조종석에서 본 오로라


Q 조종사 직업에 필요한 역량, 자질은?

▶ 조종사는 참으로 되기 어려운 직업입니다. 또한 준비과정 역시 복잡합니다. 그래서 가장 필요한 역량은 도전정신과 자기관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기관리라는 것은 조종사가 되는데,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기 위한 자기관리 라는 의미입니다.

첫번째로 자기의 신체관리, 건강관리입니다. 이유는 신체조건이 안 되면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조종사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신체를 관리하고, 건강을 항상 유지해야 합니다.

두번째는 학습능력입니다. 경쟁력 있는 진로를 선택하고, 진학하려면 학업 성적도 좋아야 합니다. 평소에 꾸준히 독서하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경쟁력 있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민항이든 군이든 자기에게 맞는 철저한 진로탐색 준비일 것입니다. 조종사진로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민항조종사를 하려면 거기에 맞는 진로탐색을 해야 할 것이고, 군조종사가 되겠다면 이 역시 거기에 맞는 진로탐색을 해야 할 것입니다.

Q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전공을 해야하나요?

▶ 민항조종사가 되는 데는 항공운항학과라는 전공학과에 진학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공학과에 진학하지 않고, 비전공자도 조종사진로를 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진로를 충분히 고려해 본인에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하면 좋을 것입니다. 아울러 군 조종사가 되려면, 공군을 선택할 것인지, 해군이나 육군을 선택할 것인지 먼저 정해야 하고, 공군을 선택했다면 공사에 진학할 것인지, 공군 ROTC나 공군조종장학생을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직업 특강 시 느낀 점은?

▶ 학교에서 학생들과 직업 특강에서 주로 느낀 점은 본인에게 열정을 갖고 본인의 정체성을 좀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아쉬운 점은 나중에 바뀌더라도 꿈과 희망을 조금 일찍 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내가 왜 학교에 다니는지?, 나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다든지,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조금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등등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것들이 있어야 동기부여도 되고, 도전, 노력, 진로탐색 등을 할 텐데 말입니다.

일부 학생의 자기주도적으로 잘 하고 있는 학생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Q 멘토로서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는?

▶ 청소년 시기는 어떻게 하든 지나갑니다. 누구든지 태어나면 청소년 과정을 거쳐 성인이 됩니다. 이 청소년시절에 내가 어떻게 했느냐가 나의 미래일 것입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본인의 정체성을 찾고, 본인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능동적으로 진로탐색을 하고,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최재승 기장이 출간 한 항공 진로 관련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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