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것은,

두보(杜甫)가 강변주막에다
조복(朝服)을 전당잡히고
아침부터 취해 울던 날에

그의 술잔 속을 들락거리던 허연 수염이거나,
거기 매달려 흔들리던
그 무엇이다

그것이, 지금

짜장면을 먹다가 느닷없이 엉엉 울기에
왜 우느냐 했더니
“단무지가 너무 맛있어서”라고 하고는
다시 또 울더라는 이 고장 시인
박용래(朴龍來)처럼

내 앞에서
울고 있다.

내 앞에서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