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산중학교 국제혁신교육부(이하 국제부)에서는 한글날을 기념하여 캘리그라피 체험을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고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도록 했다. 참가자는 오전 시간대에 한국어 학습을 하는 특별학급 학생들과 개별수업을 하는 학생 40명과 강사 10명이다. 이들은 이주해 온 지 2년 미만의 학생들과 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다. 외국어로서 한국어는 이주민에게 너무 어렵게 다가오는 것 같다. 학생들이 더디고 느리게 배우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국제부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마음을 열고 한글의 아름다움에 젖어 드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

이에 10월 1일, 마을학교 ‘기왓골’교장이자 캘리그라피의 대가인 심종성 선생님을 강사로 초대했다. 2~3교시에 걸쳐 한글의 아름다움과 문장이 주는 뜻을 새기며 글을 쓰는 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해례본 서문을 그대로 따라 쓰며 연습을 했다.


한글날을 기념하여 캘리그라피 작품으로 아름다운 한글을 직접 연습함으로써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학생들은 진지하게 연습을 하고 마침내 작품을 쓰면서 글 속의 뜻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 작품전시회를 통해 학생들이 공간 주권자로서 긍지를 가지도록 하였다.

이어서 3교시는 마음에 와닿는 좋은 문구를 따라서 쓰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너무 잘 하여 감동할 정도였다. 한국어 학습 시간에는 느리게 가던 시간이 캘리그라피를 하는 동안에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듯 빨랐다.


모든 학생들의 작품은 글과 그림의 조합으로 만들었다. 조그마하게 자리 잡은 그림을 먼저 채색한 후에 글씨를 써 내려갔다. 한국어는 어려웠는데 그림을 그리듯 쓰는 캘리그라피는 쉬운가 보다. 집중해서 작품을 완성하고 앞으로 나와서 자신이 쓴 글을 힘차게 발표하였다. 그런 다음에 흰 액자를 받아서 작품을 끼우고 완성품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글을 쓰며 숨죽이듯 열중하는 모습을 본 한국어 강사 선생님들이 “학생들이 너무 좋아하며 집중하여 잘하는 모습에 기뻤다.”며 따로 한국어 시간에도 캘리그라피를 해보고 싶다는 말로 오늘의 감동을 전했다. 강사님들도 작품 한 점씩을 만들어 보았다. 이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문장 속에 들어있는 깊은 뜻을 이해하고 한글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서 자발적인 학습으로 한국어와 친숙해지기를 기대한다.(글 염경미 교사)